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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최종문의 펀펀야구] 두뇌 플레이가 더 중요한 야구
작성자 관리자 조회 2758
작성일 2009.07.16 오후 4:52:58
2009.6.4
[최종문의 펀펀야구] 두뇌 플레이가 더 중요한 야구
  
 
1961년부터 1974년까지 14년 동안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감독을 맡으면서 11번 우승한 가와카미 데츠하루 감독은 참선을 통해 원했던 해답을 구하곤 했다. 시리즈를 앞두고 승부의 핵심을 얻기 위해 산사를 찾거나 조용한 호텔방에서 며칠씩 생각에 잠겨 그때마다 필요한 답을 얻은 뒤 확신을 가지고 승부를 펼쳤다고 회고했다.
그 당시 포수로 활약했던 모리 마사아키는 가와카미 감독이 미팅 때 한 말을 14년 동안 빠짐없이 일기에 적었다. 날씨나 소감, 경기 분석 등을 포함해 분량이 노트 50권을 넘었는데 이후에 지도자 생활 때 쓴 노트가 50권이 넘어 100권의 모리 일기는 분석 자료의 대명사로 유명해졌다.
그리고 그는 후에 세이부 라이온스의 감독이 되어 선수들에게 얘기했다. "야구 선수들에게 글러브와 배트 말고도 반드시 필요한 것은 펜과 노트다. 왜냐고? 동일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지. 결과에 취해 버리면 과정을 경시하게 마련이고 그러면 실패는 반복된다. 실패를 교훈삼기 위해서는 과정을 반드시 기억하지 않으면 안된다."
야구 지도자들은 평범한 선수와 비범한 선수의 차이가 머리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프로야구 선수가 될 정도라면 신체적인 조건이나 잠재적인 기량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 야구는 수많은 실패를 경험 삼아 경지에 이르는, 반복되는 자기 세뇌의 작업. 그럼에도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은 결코 연습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의미다.
“두뇌 플레이가 좋은 신체보다 더 중요하다”는 미국프로야구의 전설적 타자 타이 콥의 말처럼 깨닫지 못하면 실패를 줄이지 못해 결국 평범한 위치에 머문다는 것이다. 두뇌 플레이의 요체는 자신과 맞서는 모든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것이 상대하는 선수가 될 수도 있고 현재의 상황이 될 수도 있으며 갖가지 변수일 수도 있다. 때로는 더 나아가 오류 속의 자신이거나 일어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예측일 수도 있다.
야구의 깊이는 끝이 없으므로 정해진 한계는 없다. 그저 꾸준한 관찰과 느낌을 통해 저장하며 복습하는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마음을 통제하고 기능을 유지한다는 것은 결코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알량한 재주로 잠시의 성공을 취한다 해도 곧바로 경계하는 상대의 반격이 뒤따르기 마련이며 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야 한다.
결국 작은 벽돌 하나하나로 집이 지어지듯 수차례 실패에 대한 성찰 속에서 생각하는 야구의 길을 찾아내어 더 높은 경지를 이뤄가야 하는 것이다. 인간인 이상 점(點)을 향해 던지고 몇 인치로 승부를 겨루는 야구의 모든 상황에서 성공할 수는 없다. 다만 실패를 기억하며 분석해 최선의 방책을 찾는 것 뿐. 그렇게 상대적으로 실수를 줄이는 것이 빈틈없이 튼튼한 기본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해답이 없는 인생은 없다. 독일의 철학자인 니체가 말했다. “오랫동안 심연을 들여다보면 어느 순간 심연이 당신을 보고 있음을 알게 된다.” 깊은 성찰 속에 항상 답이 있다는 뜻이다. 야구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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