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야규교실야구칼럼
제목 | [최종문의 펀펀야구] 트레이닝코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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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사무국 | 조회 | 2865 |
작성일 | 2012.05.22 오전 10:11:10 | ||
여름철 무더위와 장마는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에 큰 변수로 작용한다. 때론 시련을 안긴다. 찌는 듯한 더위 자체만으로도 견디기 힘든데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해야 하니 쉽게 지치는 건 물론이고 집중력도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상승세의 경기 감각도 비로 경기가 취소되어 호텔방에 갇혀버리면 무용지물이 돼 버린다. 들쭉날쭉한 날씨에 다시 페이스를 올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불볕더위와 장마 기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일 년의 성적이 달렸지만, 그 해법을 찾기까지는 수년이 걸린다. 힘들기는 코치도 마찬가지다. 여름이 오면 가장 힘든 코치가 바로 트레이닝코치다. 페넌트레이스가 후반기로 접어드는 7월이 되면 트레이닝코치와 선수들 사이엔 피할 수 없는 대립각이 절로 선다. 여름 경기는 많은 체력소모를 요구하므로, 거의 매일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은 체력 고갈로 녹초가 된다. 피곤해진 선수들은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서 자연 체력훈련을 게을리 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선수들의 입장을 따라주면 정말 큰 일이 발생한다. 체력훈련을 소홀히 하면 근력이 떨어져 나중에는 몸이 제대로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다. 지친 선수들은 읍소작전을 펴거나 눈치껏 적당하게 모면하려고 하니 컨디션 조절을 염려하는 트레이닝코치의 독려와 감시는 더욱 심해져 대립각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트레이닝코치는 욕을 많이 먹는다. 예전 삼성의 하나마쓰 코치는 7, 8월에 체력 훈련량을 늘려 선수들을 몹시 힘들게 했다. 현재 삼성의 트레이닝코치는 투수를 담당하는 코야마와 야수를 전담하는 김현욱 코치다. 이들은 다른 구단과 다른 방법으로 선수들을 관리한다. 시즌이 시작돼 5월이 되면 그때부터 체력훈련량을 늘려 6월 말까지 늘린 훈련량을 유지한다. 대신 혹서기인 7월과 8월에는 자율적인 훈련에 맡긴다. 자율이지만 강도와 훈련량을 트레이닝코치가 체크를 하고 수시로 대화를 나눈다. 시즌 중에는 3일에 한 번 의무적인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을 하는데 이를 위해 삼성은 원정 경기에서 묵는 호텔에 별도의 웨이트트레이닝 시설을 갖추고 있다. 삼성은 이렇게 여름철 강한 팀으로 거듭났다. 사실 매년 전 경기를 치러본 베테랑들은 트레이닝코치의 지시 없이도 자발적으로 훈련한다. 이들은 매 경기 한 시간 전에 나와 스스로 정한 훈련 매뉴얼을 소화하면서 자기만의 체력관리법으로 여름철 더위를 극복한다. 훈련으로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은 근력이 떨어져 선수생활을 망치고 외국의 경우처럼 약물의 유혹에 빠져들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은 힘든 순간을 모면할 궁리만 한다. 베테랑처럼 습관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훈련이 노동이 되어 유능한 선수도 도태되고 만다. 운동만 시키면 편한 코치지만 미래를 위해 의식을 바꾸는 코치가 진정한 코치다. 젊은 선수들에게 가장 미움을 많이 받으면서 가장 돋보이지 않는 분야의 코치가 바로 트레이닝코치다.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 매일신문 공식트위터 @dgtwt / 온라인 기사 문의 maeil01@msnet.co.kr Copyrights ⓒ 1995-, 매일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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