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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최종문의 펀펀야구] 야구장의 함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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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사무국 | 조회 | 5434 |
작성일 | 2012.07.05 오전 11:27:27 | ||
야구장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가 돔구장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언제든 경기를 치를 수 있으니 그야말로 꿈의 구장인 셈이다.
필요에 따라 에어컨이나 히터를 이용해 실내를 쾌적한 온도와 습도로 유지할 수 있고 햇빛이나 바람 때문에 타구를 놓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실제로 최초의 돔구장이었던 휴스턴 애스트로스구장은 1965년 4월 수용인원 5만4천 명 규모로 지어졌는데, 개장 이후 한동안 만원 관중이 들어 일약 명문구단으로 떠올랐다. 최근 국내에서도 돔구장 추진계획이 발표된 적이 있지만 건설 비용이나 평균 관중의 수, 유지비 등의 문제를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아직은 꿈속의 구장인 셈이다. 야구장 내의 분위기에서도 실내구장과 실외구장은 현저한 차이가 있는데 바로 함성이다. 경기의 열기가 가열되면 저절로 터져 나오는 함성은 실외구장과 달리 실내구장에서는 엄청난 음향으로 소용돌이치면서 마치 살아 움직이는 함성 속에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중독성을 가진 이 함성은 구장을 찾은 관중에게 스트레스를 풀고 경기 속으로 더욱 빠져들게 하면서 인상 깊은 추억거리를 남겨 다시 경기장을 찾게 하는 요인이 된다. 심지어 선수들에게는 동기 부여에 일조해 성적에도 영향을 미치게 한다. 잠실구장처럼 단지형의 구장인 경우에는 소리가 위로 퍼져 올랐다가 다시 안으로 이동하므로 한번 함성이 터질 땐 바로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압도된다. 더욱이 돔 같은 실내구장에서는 한동안 함성이 사라지지 않고 소리 속에서 일체감을 느끼게 하는데 이것이 바로 야구장의 특별한 매력 중의 하나인 것이다. 한번은 필자가 잠실구장 실외 상단에서 해설을 했는데, 주위에서 열광하는 팬들의 함성 때문에 이어폰을 끼고도 한동안 멍해져 소리 속에 갇힌 것 같은 경험을 한 적도 있었다. 돔 같은 완전한 지붕은 아니지만 야구장의 지붕이야말로 상층의 공기층을 일정하게 유지해 선수들의 플레이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함성 속에서 야구장의 열기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흥행의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해 설계 시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할 포인트이다. 구장 건설의 비용에 민감하게 좌우되어서는 안 될 부분이다. 1990년대 초반 미국 플로리다의 대표적인 휴양도시인 템파에서 시민 투표가 있었다. 국제적인 공항을 건설하자는 안과 프로야구단을 유치하자는 안에 대한 투표였는데 9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로 야구단 유치가 결정됐다. 그리고 1996년 템파베이 레이스가 창단됐다. 이때 신축된 야구장 건설에 든 비용은 일체 템파의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충당됐다. 프로야구단 유치는 그야말로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었고 도시의 자부심이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비록 이름은 삼성을 달고 있지만 대구의 자부심이며 대구 라이온즈이다. 비용이 부족하다면 우리가 스스로 혜안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미국 같으면 프로농구 오리온스처럼 프로구단이 다른 도시로 떠나갈 일이다. 야구해설가 매일신문 공식트위터 @dgtwt / 온라인 기사 문의 maeil01@msnet.co.kr Copyrights ⓒ 1995-, 매일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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